용서할 줄 안다는 것

이 글은 ‘우아한 테크코스 6기’ 과정의 Level3 글쓰기 과제로 작성한 글입니다.

서문

레벨 2 글쓰기에서 저는 낭만에 대한 주제로 ‘마음가짐을 드러내기’에 대해서 이야기하였습니다. 이전 글을 읽으시면서 낭만에 대해 조금 사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자신만의 낭만을 조금이라도 찾으셨을까요? 아니면 아직 낭만이라는 것이 현실과 동떨어진 허울로만 느껴지시나요?

어떻게 생각하시던 좋습니다. 조금이나마 사유하셨다는 것만으로 저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낭만을 통해 어떻게 더 유연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어찌 보면 낭만과 동떨어질 수 있는 이야기로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성숙

우리는 모두 각자만의 방법으로 성숙해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더 활기차고, 더 많이 느끼고, 삶의 의미를 더 자각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성숙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회의를 할 때,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청산유수 같은 말솜씨로 다른 사람들의 환심을 사며 높은 실적을 누리는 사람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날카로운 말에 상처받지 않고 의연하게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인가요?

이렇게 성숙한 사람을 떠올릴 때 여러 이미지가 연상되는 것처럼, ‘성숙한 사람’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저에게 있어서 성숙한 사람이란, 바로 ‘용서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 성숙한 사람이라 믿습니다. 삶은 불확실한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예상하지 못합니다. 그런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불안한 마음은 ‘다른 사람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를 앗아갑니다. 그렇게 우리는 ‘용서의 마음’을 잃어갑니다.

그런 삶을 살아가면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고 ‘용서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진정 성숙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못된 행위를 그저 눈감아 주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의 용서라면, 저 역시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나 나에게 못된 짓을 한 사람들, 내가 죽도록 미워하는 사람들은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용서한다는 것은 어떤 걸 의미하는 걸까요.

용서

저에게 있어서 용서는 다른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것이죠. 그저 내려놓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끔찍한 일을 저지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행복을 경험해야 할 가정에서의 불행은, 뿌리 깊어서 상처가 유독 오래가고 깊습니다. 만약 가정폭력을 일삼은 부모와 화해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아니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용서란 다른 사람의 잘못된 행위를 용납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내려놓음을 통해 새롭게 성장해 나가는 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죠. 용서를 통해 화해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의미합니다. 그저 내 안에 있는 부정적인 마음을 놓아두는 것입니다.

즉, 자기 자신에게 용서하는 것입니다.

낭만

낭만적인 삶을 사는 것과 용서할 줄 아는 삶을 산다는 것은 정말 닮았습니다.

낭만과 용서 모두 불완전한 것입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있는 힘입니다. 올곧게 뻗을 수 있는 힘입니다. 그렇기에, 타인의 평가와 현실의 시련에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습니다. 이로써 자기 자신을 위한,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는, 낭만주의를 꿈꾸는 사람의 비극적 결말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만, 저는 비극적 결말을 통해, 실망을 통해 완벽주의의 불완전함을 깨달으며, 내적으로 ‘나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믿습니다. 나를 앎으로서 다른 사람을 인정할 줄 알게 되고,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낭만을 통해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완전하지 않음을 깨닫고, 실수를 허용할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때, 그 실수를 통해 더 큰 가치의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발문

여러분은 낭만을 좇는 것으로 유연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용서를 통해 여유롭고, 넓고 깊게 느낄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은 지금 협업을 통해 나와 다른 자아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너무 잘 맞아서 그런 노력을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필요 이상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용서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떠실까요? 용서를 통해 너그러워져 보는거에요. 실수를 허용하고 그 실수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매워지지 않는 텅 빈 가슴을 매우려 노력하려는, 완벽을 추구하는 삶보다, 있는 그대로의 텅 빈 가슴을 놓아둔 채, 불완전함을 존중하려는 노력을요.